시험 발표를 앞두고 마음이 유독 불안했던 시기였습니다.
괜히 집에만 있으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심난한 마음으로 자주 들락거리던 ‘한달살러’ 어플을 보고 있던 중이었어요. 그러다 마치 제 마음을 알아챈 것처럼 눈에 들어온 것이 국립대전숲체원 1박 2일 힐링 프로그램 모집 이벤트였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선발된 인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 망설임도 있었지만,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과 함께, 온통 숲으로 둘러싸인 숲체원에서의 1박 2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숲체원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진 건, 말 그대로 도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공기와 향기였습니다. 소나무 잎을 손으로 하나하나 만져보고, 숲길을 걷다 우연히 도롱뇽 알을 발견하며 생명의 기운을 가까이에서 느꼈습니다. 데크를 따라 이어진 숲속 트래킹, 지도가 그려진 미션지를 들고 팀원들과 함께 숲을 탐험하며 수행한 다양한 미션 활동들은 ‘숲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숲 안으로 들어가는 경험’이었습니다.
프로그램도 정말 다채로웠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며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자연스럽게 마음의 벽을 허물었고, 벚꽃잎을 활용해 얼굴을 꾸미는 활동에서는 다들 아이처럼 웃었습니다. 산을 오르며 숨이 찼지만, 그만큼 머릿속은 점점 비워졌습니다. 저녁이 되자 숲속에서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성악 공연이 이어졌고, 자연과 음악이 어우러진 그 시간은 힐링이라는 말이 부족할 만큼 깊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숙소는 우연히도 동갑내기 친구들과 배정되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가까워졌습니다. 놀랍게도 그 인연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져, 여전히 연락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때의 숲체원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시간이 특별했던 이유는, 늘 걱정이 많은 제가 오롯이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드문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연 속에서 숨 쉬고, 걷고, 웃는 동안 시험 결과에 대한 불안도 잠시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덤처럼 찾아온 기쁜 소식—시험은 결국 합격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국립대전숲체원에서의 1박 2일은 결과를 위한 시간이 아니라 과정을 견디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마음이 지칠 때 자연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얼마나 오래 남는지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진짜 ‘쉼’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또 지원하고 싶습니다.